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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1~/동남아

방콕으로 향한 우리, 카오산로드에 반하다.


  2011년 9월 30일(금)
  태풍의 영향으로 비와 함께 바람이 분다. 오늘은 오전 중에 호치민 묘소(Lang Chu tich Ho Chi Minh)와 문묘(Temple Of Literature)를 들렸다가 점심을 먹고는 공항으로 가야 했기에 조금 서둘러 호치민 묘소로 향했다. 지도 한 장을 가지고 용수가 앞장을 선다.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산 없이 다니기에는 좀 성가시다.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몇 번 하다가 EK마트라는 한국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누구하나 먼저랄 것도 없이 바로 마트로 들어가서는 고추장을 하나 사서 다시 호치민 묘소로 향했다. 베트남의 국민영웅인 호치민이 잠들어 있는 묘지가 드넓은 광장 뒤로 드러난다. 이곳이 바로 베트남인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바로 문묘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레닌 동상(A Monument of Lenin)이 보인다.
  1989년 이후 동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레닌 동상이 철거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곳 하노이에는 아직 레닌 동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다시 『100배 즐기기』에 의지하여 문묘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살짝 짜증이 난다.
  예전 동유럽 여행 때에도 느낀 것이지만 『100배 즐기기』는 정보를 비슷하게는 가르쳐 주지만 정확하지 않을 때가 너무 많다. 특히 지도가 그렇다.

  셋이서 이 길이니, 저 길이니 하다 보니 왼쪽으로 문묘가 보인다.(입장료 10,000동) 베트남 최초의 대학으로 공자의 위폐를 모시기 위해 1070년에 세워졌단다. 

  점심은 호안 끼엠(Hoan Kiem) 호수를 내려다보기 위해 화룡관 건물 5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마지막으로 하노이의 정취를 마음에 담는다.(1인당 식사 약 10,000동 정도)

  숙소로 돌아와서는 맡겨 놓았던 짐을 찾아서 롱비엔(Long Bien) 버스터미널로 가서는 17번 시내버스를 탔다.(5,000동) 1시간 정도 지나자 하노이 노이바이(Noibai) 공항이다. 태국 방콕(Bangkok)행 16시15분발 베트남항공(VN833)편에 몸을 실으며 베트남과 안녕을 고한다.

  승객들이 많아 우리 일행은 흩어져 앉게 되었는데, 옆에 앉은 태국 출신 위사(Wisa)와 인사를 하게 되면서 위사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었다. 위사는 우리의 목적지인 카오산로드(Thanon Khaosan)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 산다며 우리 일행을 데려다 주겠단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방콕 수완나품(Suvarnabhumi) 공항 내로 나와서는 공항환전소에서 교통비 정도만 환전을 하고는 위사를 따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가서 공항지하철(ARL)에 올랐다. 종점인 파야타이(Phayathai)까지는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1인당 45밧 / THB) 

  위사는 파야타이에서부터 카오산로드까지는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 제일 편리하고 경제적이라고 말하였지만 우리 앞에서 뚝뚝을 이용하는 서양인 3명을 보고는 위사에게 뚝뚝을 이용해 카오산로드로 가겠다고 했다. 사실 잘 알지도 못하는 위사에게 폐를 끼치는 게 은근히 부담되어 선택한 방법이기도 하였다. 친절한 위사는 뚝뚝보다는 택시가 더 좋을 거라고 했지만 경험삼아 타 보겠다는 우리 말에 웃음으로 화답하며, 뚝뚝 운전사에게 카오산로드까지의 가격(120밧 / baht)을 확인하고는 나에게 절대 120밧 이상의 돈을 운전사에게 건네지 말 것을 당부한다. 고마운 친구다. 

  처음으로 태국 방콕에서의 뚝뚝을 이용한 소감을 말하자면 두 번 다시 방콕에서는 뚝뚝을 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는 것으로 나의 느낌을 대신할 수 있을 듯하다. 번잡한 도로에서 차선을 마구잡이로 변경하며 거의 시속 100km로 달리는 뚝뚝도 문제지만 그 많은 매연을 코로 다 받아 마셔야 하는 게 분명 쉽지 않은 경험이었다. 게다가 택시보다 뚝뚝 비용이 조금 더 비싸다고 한다.

  카오산로드에 도착해서는 DDM이라는 한국숙소의 도미토리에 짐을 풀고(1인당 180밧)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 매연, 과속도 문제지만 안전장치가 전무한 뚝뚝의 위험성 때문에 - 다음에는 뚝뚝을 타지 않는 것이 좋을 거라고 말씀해 주신다.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는 숙소는 아니었지만 사장님이 친절했고, 카오산로드 인근에 대한 사장님의 간단한 '브리핑'에 근거하여 람부뜨리 거리(Thanon Rambutri)와 카오산 거리(Thanon Khaosan)를 한 바퀴 돌다가 위엥타이(vientai hotel) 호텔 1층에 위치한 짜이띠 마사지(chaidee massage)에서 전신마사지 받고는(1시간 180밧) 숙소로 돌아온다.
  방콕 카오산로드 인근은 관광객들의 천국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 듯 하다.

  ※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카오산로드까지 가는 방법 (2011. 9. 30 기준)
      방콕 수완나품 공항 → 공항지하철(ARL) 이용 → 종점인 파야타이 : 1인당 45밧(약 30분 소요)
      파야타이역 → 택시 이용 → 카오산로드 : 60~70밧(약 20분 소요)

  ※ 방콕에서 택시를 이용하실 때에는 꼭 미터기를 사용하는가 확인하시고 타시기 바랍니다. 
      간혹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택시를 이용했다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방콕은 워낙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에 교통체증 정도에 따라 요금변동 폭이 심한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