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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1~/동남아

크메르의 영광, 앙코르 유적지


  2011년 10월 2일(일)
  아침 8시에 뚝뚝 기사가 우리 숙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태국 방콕의 뚝뚝은 삼륜차인데 비해 여기 씨엠립 뚝뚝은 오토바이 뒤에다가 탈 것을 매달아 놓은 형태였기에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 하지만 앙코르 유적지를 돌아다니기에는 안성맞춤인 듯 했다.
  날씨가 너무 화창했다. 게다가 밤에 비가 좀 와서 그런지 뚝뚝을 타며 맞는 바람이 시원하다. 약 20분쯤 갔을까? 앙코르(Angkor) 유적지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다.(1일 20달러) 만만치 않는 입장료다. 1인당 GDP가 약 800달러 정도(2010년 기준)의 캄보디아에서 이렇게 벌어들이는 관광수입이 국가 전체 수입의 1/4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티켓에는 자신의 얼굴이 함께 출력되어 나오는데 나름 새로웠다. 

  캄보디아 밀림 속에서 발견된 앙코르 유적지는 9세기부터 15세기까지 인도차이나 반도(Indochina Peninsula)에서 번영을 누린 크메르 제국(Khmer Empire)의 수도였다고 한다. 우리는 앙코르 유적지를 통해 크메르 제국의 수준 높은 건축기술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이집트 피라미드의 유명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부분이 없지 않지만 실제로 맞닥트린 앙코르 유적지는 피라미드 못지않았다. 특히 크메르 건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앙코르 와트(Angkor wat)와 앙코르 와트와 쌍벽을 이루는 앙코르 톰(Angkor Thom)을 직접 목도하면서 캄보디아인들이 갖는 그들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던 우리가 하루 동안 들렸던 코스는 아래와 같다.
  앙코르 와트(Angkor wat) ➝ 앙코르 톰(Angkor Thom) ➝ 따 께오(Ta Keo) ➝ 따 프롬(Ta Prohm) ➝ 프레 룹(Pre Rup) ➝ 따 솜(Ta Som) ➝ 프리아 칸(Preah Khan) ➝ 프놈 바켕(Phnom Bakheng)

  사실 이 정도 일정이면 일반적으로 이틀 정도가 소요되지만 하루 밖에 시간이 없던 우리로서는 뚝뚝 기사와 합의하여 앙코르 와트와 앙코르 톰을 중심으로 하루 만에 돌았다.(1일 20달러 - 일몰 포함) 

  가는 곳마다 어린 아이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다가왔다.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한국말을 석어가면서 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두 여자 아이가 있었다. 
  첫 번째 아이는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어 보였는데 계속 우리를 따라오길래 “Sorry”라고 그랬더니 아이가 하는 말이 가관이다. “Sorry 안돼”
  두 번째 아이는 손톱깎이를 팔고 있었는데 우릴 보자 다짜고짜 하는 말이 “오빠 쑤메키리”였다.
  앙코르 유적지에 올 때 미리 초콜릿 같은 거라도 가져 왔으면 이 애들에게 나눠줬을 텐데 조금 아쉬웠다.

  이제 남은 일정은 프놈 바켕(Phnom Bakheng)에서 일몰보기였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서부터 갑자기 구름이 많아져 일몰을 보지는 못하고 북에서 직접 운영하는 평양랭면관으로 향했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예쁘게 차려입은 종업원들이 친절하게 우릴 맞는다. 안내받은 자리에 앉자마자 이런저런 음식들을 소개해 주었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냉면에 꼽혀 있었기에 평양물냉면(7달러), 쟁반국수(8달러), 비빔국수(7달러), 군만두(5달러), 김치(3달러) 등을 주문하였다. 오늘은 단체손님이 없어서 아쉽게도 공연은 없다고 한다. 식사를 하며 종업원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데 안쪽 한 켠에서 한국노래가 들려온다. 종업원에게 물었더니 남한 손님들이 노래방기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중이란다. 뭔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다.

  오늘은 하루 종일 바쁘게 다녔더니 피곤하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내일 아침 태국 방콕으로 돌아갈 차편을 예약하고는 숙소로 돌아와 눈을 붙인다. 갑자기 밤부터 비가 많이 내린다.

※ 앙코르 유적지 1일 티켓을 끊으시면 전날 오후 4시30분부터 사용이 가능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없으셔서 앙코르 유적지를 하루동안 보실 분들은...
    ❶ 티켓 사용 전날 프놈 바켕(Phnom Bakheng)으로 가셔서 일몰부터 먼저 보신 후...
        (씨엠립 시내에서 뚝뚝을 타면 유적지 매표소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❷ 당일 아침 일찍 앙코르 와트 일출부터 시작해서 이틀 코스를 한꺼번에 돌아보시는 것도 가능할 듯 합니다.
        하지만 체력적 부담은 살짝 고려해야 합니다.

※ 뚝뚝 1일 사용료는 보통 10~12달러 정도에서 흥정하시면 됩니다.
    만약 일출과 일몰까지 당일치기로 보신다면 15달러 정도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