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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1~/동남아

베트남 하노이로 기지개를 켜다.


  2011년 9월 27일(화)
  출장이 아닌 단순한 자유여행으로 친구 두 명과 함께 김해공항에서 오전 10시30분발 베트남항공(VN973)편을 이용해 하노이(Hanoi)로 향했다.(소요시간 약 3시간 50분 / 한국과의 시차는 2시간)

  기내에서 점심을 먹고는 현지시각 낮 12시20분 경이 되어서야 하노이의 노이바이(Noibai)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공항셔틀버스로 갈아타고 공항으로 들어간 후, 제일 먼저 출입국 관리소를 통해 입국도장을 받고는 짐을 찾아 아무런 절차없이 공항 내부로 들어선다. 공항 내부에는 몇 개의 인포센터(information centre)들이 있었지만 어디 한 곳도 프리맵을 비치해 놓은 곳은 없었다. 일단 공항 내, 눈에 띄는 환전소에서 -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 1달러(21,000 dong)만 환전해서는 17번 시내버스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국한 곳은 공항 내 1층이지만 17번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가서 공항 앞 좌측 고가도로를 따라 내려가야 한다. 공항 1층에서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나가면 편할텐데 왜 이런가 싶어 주위를 둘러봤더니, 공항 1층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이 담으로 막혀 있다.
  이곳 하노이도 보행자 중심의 녹색교통체계는 요원한가 보다.

  버스 종점이기도 한 공항 내 버스정류소에 도착하니 17번 버스가 이미 기다리고 있다. 시내 중심에 있는 롱비엔(Long Bien) 버스터미널(종점)까지는 약 한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버스 내부에는 에어콘도 설치되어 있고,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베트남어로 된 안내방송도 나왔다. 차비는 버스에 올라타면 버스승무원이 와서 직접 걷는다.(1인당 차비 5,000동) 
  중앙선도 없는 도로를 지나 - 한강에 놓여 있는 다리 정도 되는 길이의 - 롱비엔 다리를 건너면 이윽고 버스의 종점인 롱비엔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앞에 놓여 있는 길을 건너 시내 중심가인 항박(Hang Bac) 거리까지는 동쑤언(Dong Xuan) 시장을 통과하여 도보로 10분이면 족하다. 항박거리 주위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숙소들이 많기 때문에 몇 군데 직접 들어가서 방의 상태를 점검한 후 결정하면 되는데, 우리 일행은 엘리자베스(Elizabeth) 호텔에 짐을 풀었다.(http://www.elizabethhotel.com.vn)
  처음에는 트리풀룸을 쓰는 것으로 하고 18$(1인당 6$)에 합의를 봤지만 트리풀룸에 있는 에어컨이 고장이 나 있어서 트윈룸 하나와 싱글룸 하나를 쓰기로 하고 총 20$에 합의를 봤다.(조식 포함 / 각 방마다 Wi-Fi 지원)

  방에다 짐만 풀어 놓고는 바로 나와 리틀 하노이(Little Hanoi) 식당(2층)으로 가서 월남쌈, 쌀국수, 볶은국수 등을 시켜 맛나게 먹었다. 현지 음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초짜 관광객들'의 입맛에 맛는 식당이었다.(각 음식별 50,000~70,000동 / 음료수는 20,000동)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이제야 조금 여유가 생긴다. 우리 일행은 시내 보석상에 들려 환전(1$ = 21,115동)을 하고는 몇군데 여행업체들을 찾아다니며 하롱베이(Ha Long Bay) 투어상품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아주 싼 1박2일 투어비는 35$에서부터 시작해서 단계별로 60$, 75$, 100$ 등 다양한 가격대별 투어상품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숙소로 향했다. 우리가 묶고 있는 숙소에서도 예약이 가능했기에 우리 일행은 숙소에서 75$짜리 투어상품을 예약하기로 했다. 물론 숙소 직원은 우리 앞에 예약했던 - 런던에서 온 - 관광객들이 흥정 끝에 1인당 75$짜리 하롱베이 1박2일 투어를 65$에 예약했다는 영수증을 보여주며 우리도 그 가격에 예약할 것을 권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는 전제하에 1인당 60$에 예약을 하고는 다시 시내로 발걸음을 옮겼다.('정해진 가격'이라는 개념이 희박하기에 왠만한 것들은 모두 흥정이 필요하다.)

  벌써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가 넘어섰기에 호치민 묘소(Ho Chi Minh Mausoleum) 주변은 하롱베이 투어를 다녀온 후 들리기로 하고 오늘은 호안 끼엠(Hoan Kiem) 호수 주위를 거닐기로 했다. 간만의 여유라고나 할까? 마냥 좋다. 

  호수 동쪽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도는데 길 건너 편으로 커다란 동상이 눈에 띈다. 리(Ly) 왕조를 세우며 수도를 하노이로 이전시켰던 리 타이 또(Ly Thai To) 왕의 기념동상이었다. 동상이 있는 광장 앞으로는 한 그루의 커다란 연리지가 있어 기념으로 연리지 사진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호수 남동쪽에 위치한 오페라하우스 옆 럭셔리한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자 해가 저문다. 

  내일 마실 생수랑 음료들을 사서 숙소에 놓아 두고는 다시 나와 - 하노이에서의 첫 날 밤을 기념하기 위해 - 숙소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 Funky Monkey Bar로 가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내일 일정 등을 이야기하고는 숙소로 돌아온다. 
  어두워진 길거리에는 삼삼오오 목욕탕 의자 같은 것에 쪼그리고 앉아 해삼물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즐비하다. 여기 하노이 사람들은 저런 방식으로 밤문화를 즐기나 보다. 내일은 하롱베이다.

  ※ 환전을 할 경우에는 항박거리 주위의 보석상에서 작은 돈보다는 큰 돈을 바꿔야만 관광객에게 유리하다.
      우리 일행은 100달러를 환전하는데 베트남 자국돈으로 2,115,000동(dong / VND)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