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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지구와 인류의 위기

급변하는 지구와 인류의 위기


1.
  우리의 상식에 의하면, 나침반의 바늘은 지구 자기장 상으로 항상 북극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지구의 북극과 남극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지구의 자기장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다.
  지질학적 기록에 의하면, 지구의 자기장이 완전히 역전되는 현상, 즉 자기장 역전 현상이 지난 7,600만 년 동안 이미 171회나 발생하였고, 그 가운데 적어도 14회는 지난 450만 년 동안 국한해 일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자기장 역전현상은 공룡 멸망시기에 일어났다. 

  이러한 자기장 역전 현상은 평균적으로 20만년 주기로 일어났지만 때때로 불규칙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기장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 전, 적어도 기후패턴의 급격한 변화나 지자기의 급격한 약화 등 선행하는 징후들이 있다고 과학자들은 이야기한다. 

  2004년 7월, 뉴욕타임즈는 자기장 역전 현상의 개념과 그 징후에 대해 과학 지면 전체를 할애하면서 행성을 보호하고 생명체의 상당수를 인도하는 지구 자기장이 약 15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붕괴되기 시작된 듯하다는 기사를 실었다.
  강원대 지구물리학과 박용희 교수는 현재 지구의 자기장이 감소하고 있으며 대규모 지진과 화산, 기후변화, 동물들의 대량 멸종사건이 자기장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언급하고 있다.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다이나모 이론(Dynamo Theory)


2.
  지구의 자기장은 지구상의 생명체에게 일종의 ‘신호체계’ 역할을 한다. 수많은 동물들은 먹잇감을 찾거나 짝짓기를 위해 대이동을 할 때 지구 자기장이 발산하는 슈퍼하이웨이(Superhighway)에 의존한다. 이는 인간 또한 예외가 아니다.
  1993년,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인식하는 인간 뇌기능에 대해 연구하던 한 연구팀이 사이언스지에 인간의 뇌에 미세한 자기 입자 수백만 개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게재하였다. 이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 입자들이 지구상의 다른 동물들처럼 긴밀한 방식으로 지구 자기장과 스스로를 연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자기장은 신경계, 면역체계와 더불어 공간과 시간, 꿈, 심지어 현실 자체에 대한 인지능력에도 지대한 영항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20세기 초, 런던왕립협회(Royal society of London)에 의해 조사된 지구 자기장의 강도를 나타내는 등치선도(isarithmic map)를 참고하여 지역마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자기장이 강한 곳은 전통과 신념, 기존의 사고방식에 더 깊이 매몰되어 있는 반면, 자기장이 약한 곳에서는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인간의 의식에 관해서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많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의식(consciousness)이 일종의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고 에너지는 전기와 자기를 포함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지구 자기장은 인간의 사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결과는 지구의 자기장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 우리의 뇌구조와 인식체계에도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3.
  그렉 브레이든 외 17인이 함께 저술한 『World Shock 2012 - 임박한 세계 대변혁 시나리오』, (서울: 쌤엔파커스, 2008)를 읽으면서 나의 관심은 "2012년"이라는 물리적 시간에 맞추어지기 보다는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지구와 그 지구를 토대로 생존해 가고 있는 인간 의식과의 상관관계에 맞춰졌다. 

  전쟁, 자원의 남용, 대량학살, 기술에 대한 맹신, 화석연료 중심의 기술 등 지금까지 인류가 번영을 위해 선택한 것들이 지속불가능하다는 것은 명백해졌다. 결국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는 신념의 방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문제를 야기시켰던 것과 동일한 의식 상태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제껏 우리는 적절한 물건을 충분히 소유할 수만 있다면 마침내 행복해지리라고 믿어왔다. 바로 여기에 인간의 탐욕과 돈에 대한 맹목적 집착, 사건과 사람을 지배하려는 욕구의 뿌리가 있다.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능력을 확보할 수 없다.
  1991년 2월, 미국 의회에서 열린 공동회의에서 당시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이었던 바츨라프 하벨(Vaclav Havel)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인간 의식 차원에서 전 지구적인 혁명이 없다면, 아무것도 좋은 쪽으로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 우리가 각성하지 않는다면 이 세계 앞에 놓인 환경과 사회, 문명 전체의 파국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분명 우리는 지금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2011년 3월 27일